전투사례 분석
하르키우 반격 (2022년 9월): 얇은 전선을 뚫은 전과확대와 보급 요충 차단
· 2022-09-06 – 2022-09-16
개요(BLUF)
2022년 9월 6일 새벽 우크라이나군은 하르키우주 발라클리야 북서쪽, 베르비우카·볼로히우야르 일대에서 러시아군 전선을 돌파했다. 전과확대 제대는 거점을 우회하며 P07 도로를 따라 사흘 동안 약 75km를 나아가 9일 쿠피얀스크에 닿았다. 쿠피얀스크는 이지움 집단을 먹여 살리던 철도·도로 요충이었다. 러시아 국방부는 10일 발라클리야·이지움 일대 병력을 도네츠크 방면으로 '재편성'한다고 발표했고, 이지움 집단은 중장비를 상당수 남긴 채 오스킬강(Oskil) 너머로 물러났다. ISW는 9일까지 약 2,500km²를 되찾은 것으로 추정했다.
RUSI는 이 성과의 원인을 러시아군의 사기보다 병력 부족에서 찾는다. 우크라이나군은 공세 의도는 숨기지 못했지만 시점에서 기습을 이뤘고, 강한 부대 대신 그 부대의 보급 요충을 노렸다.
사진 1. 쿠피얀스크-부즐로비 부근의 오스킬강(2015년 5월, 전쟁 이전). 숲이 덮인 강안과 갈대가 우거진 하천은 9월 중순 공세가 멈춰 선 남북 방향 장애물이었다 — 사진: ByrkaDenis,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배경과 전략적 맥락
2022년 여름 러시아군은 돈바스 공세에서 병력을 크게 소모했다. 이어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반격을 예고하자 예비대 상당수를 남쪽으로 돌렸다(RUSI, Jamestown). 하르키우 축선의 러시아 '서부' 부대집단은 병력이 모자라 방어 밀도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발라클리야 북서쪽 전선은 국가근위대 소속 특수경찰(SOBR) 부대가 얇게 지키고 있었다.
이지움 돌출부는 슬로우얀스크를 북쪽에서 위협하는 발판이었고, 그 보급은 쿠피얀스크의 철도·도로 분기점에 달려 있었다(Long War Journal). 쿠피얀스크를 끊으면 이지움을 정면에서 치지 않아도 돌출부 전체가 버틸 근거를 잃는다.
사진 2. 쿠피얀스크-부즐로비 철도역(2015년 5월, 전쟁 이전). 쿠피얀스크는 이지움 집단의 보급이 지나는 철도·도로 분기점이었다 — 사진: ByrkaDenis,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지형과 기상
하르키우주 남동부는 경작지와 방풍림이 번갈아 나오는 개활지다. 시베르스키도네츠강 북쪽에는 숲이 넓게 퍼져 있다. 동서로 쓸 만한 간선은 P07 도로 정도였고, 셰우첸코베가 갈림길이었다. 동쪽에는 오스킬강과 저수지가 쿠피얀스크에서 이지움까지 남북으로 흐르며 하천 장애물을 이룬다. 쿠피얀스크는 강 양안에 걸쳐 있다(그림 1). 이 강은 우크라이나군 측방을 가려 주면서 러시아군 퇴로를 몇 개의 도하점으로 좁혔다(Jamestown). 9월 초순은 노외 기동에 큰 제약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나 작전 기간 기상 기록은 확인하지 못했다.
양측 전력과 배치
- 우크라이나: 헤르손 쪽으로 관심이 쏠린 사이 기계화·공중강습 여단 여러 개를 하르키우 축선에 모았다. 돌파 제대와 전과확대 제대를 나누고, 우회한 거점은 영토방위 여단이 뒤따라 처리하게 했다. 돌파 지점에는 병력을 집중해 국지적 우세를 만들었다(Jamestown).
- 러시아: 전선 정면은 국가근위대 부대 중심으로 얇게 배치됐다. 이지움 일대에는 더 큰 집단이 있었지만 리만 방면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에 묶여 쿠피얀스크로 돌릴 수 없었다. 증원으로 제90근위전차사단 일부와 신편 제3군단이 투입된 것으로 보이나 늦게 도착했다(Long War Journal). 6일 이후 러시아 항공 활동은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
경과
그림 1. 하르키우 반격 개략도(2022.9.6–16). 도시 위치는 시나리오 지도에 맞춘 개략치이며 현재 상황을 나타내지 않는다 — 자체 제작. 출처 2–7 바탕
- 돌파(9월 6~7일): 6일 새벽 베르비우카·볼로히우야르 일대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러시아 전선은 빠르게 무너졌다. ISW는 7일 우크라이나군이 전술적 기습으로 약 20km를 나아갔다고 평가했다(2차 보도).
- 전과확대(9월 7~9일): 전과확대 제대는 볼로히우야르와 셰우첸코베를 우회하며 P07 도로로 동진했다. 8일 발라클리야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올랐다는 주지사 발표가 있었다. 9일 선두가 쿠피얀스크 외곽에 닿았고, 다른 부대는 남동쪽 센코베·호로호바트카의 오스킬강 도하점으로 향했다.
- 이지움 집단 철수(9월 10~11일): 10일 쿠피얀스크 일부가 우크라이나군 손에 들어왔고, 러시아 국방부는 '재편성'을 발표했다. 고속도로와 북쪽 철도가 끊긴 것이 분명해지자 이지움 집단은 서둘러 빠져나갔다. 그 과정에서 전차·자주포 등 장비를 대거 남겼다. Oryx는 7~13일 사이 사진으로 확인된 러시아군 장비 손실을 580점 이상 집계했다(Long War Journal).
- 오스킬강과 쿠피얀스크(9월 12~16일): 다른 부대가 북쪽 벨리키부를루크와 보우찬스크 부근 국경에 닿았다(12일께까지). 13일께 오스킬강 여러 지점에서 도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ISW는 16일까지 쿠피얀스크 동쪽 시가지를 포함한 시 전체가 우크라이나군 통제에 들어갔다고 평가했다. 이후 진격 속도는 눈에 띄게 줄었다.
그림 2. 하르키우 반격 시간표. 색은 정보의 성격을 나타낸다(파랑: 우크라이나 측 발표·주장, 빨강: 러시아 측 발표, 주황: 독립 평가) — 자체 제작. 출처 3–7 바탕
결심 포인트 분석
그림 3. 결심 포인트별 방책과 선택. 주황 테두리가 실제로 택한 방책이다. 방책 목록은 공개 자료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재구성했으며 실제 명령 문서가 아니다 — 자체 제작. 출처 1–4 바탕
결심 1: 돌파구가 열린 뒤 발라클리야를 어떻게 할 것인가(우크라이나 전과확대 제대, 9월 7일)
방책은 (가) 여단 전체로 발라클리야를 먼저 소탕, (나) 발라클리야는 후속 부대에 맡기고 P07로 즉시 동진, (다) 돌파구에서 멈춰 재보급, (라) 돌파구 양 어깨부터 넓히기였다. 실제로는 (나)였다. 러시아 예비대가 오기 전에 종심에 들어가는 이득이 측방 위험보다 크다고 본 것으로 보인다. 발라클리야는 8일께 정리됐고 선두는 셰우첸코베로 나아갔다. 시나리오 2국면 '돌파구가 열리다'가 이 결심이다.
결심 2: 셰우첸코베 갈림길에서 어디를 칠 것인가(우크라이나 축선, 9월 8~9일)
선택지는 셰우첸코베에서 정지, 남쪽으로 꺾어 이지움 집단을 직접 공격, 쿠피얀스크 요충 장악, 오스킬강 도하점 확보였다. 축선 전체로 보면 부대를 나눠 쿠피얀스크와 도하점을 함께 노렸다. ISW는 9일 이지움 남북의 보급로를 끊으면 포위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강한 이지움 집단과 정면으로 붙지 않고 그 집단이 기대는 철도·도로를 끊었고, 이지움은 큰 전투 없이 비워졌다. 시나리오 3·4국면이 여기에 해당한다.
결심 3: 버틸 것인가, 물러날 것인가(러시아 지휘부, 9월 9~10일)
러시아가 고를 수 있던 길은 증원으로 이지움을 고수하기, 쿠피얀스크 역습, 오스킬강 너머로 철수 정도였다. 증원 부대는 제때 도착하지 못했고 이지움 병력은 리만 방면에 묶여 있었다. 러시아는 철수를 택하고 이를 '재편성'이라 발표했다. ISW는 통제된 철수가 아니라 포위를 피하려는 서두른 이탈로 봤다. 병력은 상당 부분 빠져나갔지만 중장비와 탄약을 대량으로 남겼다.
결심 4: 오스킬강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우크라이나, 9월 12~13일)
보급선은 70km 넘게 늘어났고 부대는 일주일째 쉬지 못했다. (가) 쿠피얀스크 시내에서 즉시 강습 도하, (나) 여러 지점에 소규모 교두보를 만들고 주력은 재보급·정비, (다) 서쪽 강안에서 방어 전환 가운데 (나)가 택해진 것으로 보인다. 공세는 오스킬강 동쪽과 리만 방면으로 이어졌지만 첫 주의 속도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전과확대가 한계점에 다가왔다는 신호다. 시나리오 6국면이 이 결심이다.
교훈
- 기습과 정보: 의도가 드러나도 시점과 장소를 숨기면 기습은 성립한다. 헤르손 반격 예고가 러시아 예비대를 남쪽으로 끌어냈다.
- 전과확대와 임무형 지휘: 거점을 우회하며 속도를 낸 것은 후속 제대가 우회한 적을 맡는 역할 분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급 제대가 상급 의도에 맞춰 다음 목표를 스스로 골라야 한다.
- 결정적 지점 선정: 적의 강한 부대가 아니라 그 부대가 기대는 보급 요충을 노리면 전투 없이도 진지를 비우게 만들 수 있다.
- 지속지원과 작전적 한계점: 하나의 도로로 이어진 보급선이 길어질수록 한계점이 빨리 온다. 하천선 앞에서 숨을 고른 것은 그 한계를 인정한 결정이었다.
- 방어 측: 병력이 모자란 방어는 종심이 없다. 예비대가 늦으면 한 곳의 붕괴가 돌출부 전체의 철수로 번진다.
미확인 쟁점
- 되찾은 면적: ISW 추정(9일 약 2,500km²)과 우크라이나 측 주장(11일 3,000km² 이상), 이후 더 큰 수치 사이의 차이는 산정 시점과 기준이 달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 발라클리야 완전 장악 시점은 자료에 따라 8일 또는 10일로 엇갈린다.
- 오스킬강 도하 날짜(13일께)는 위키백과 교차 확인에 기댔다. 러시아군이 철수하며 교량을 얼마나 파괴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 점령 당국 관계자가 말한 '병력 8대 1 열세'는 독립 검증이 없는 주장이다.
- 양측 인명 손실은 신뢰할 만한 수치가 없고, 여단급 결심을 재구성한 공개 자료도 없다. ISW 원문은 403으로 열리지 않아 요약 보도를 썼다.
시나리오 '하르키우 반격'에서 직접 전과확대 여단을 지휘해 보자. 같은 갈림길에서 다른 방책을 고르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RUSI, "Preliminary Lessons from Ukraine's Offensive Operations, 2022–23" 보고서, 9·28·30·33쪽 (2024-07). https://static.rusi.org/lessons-learned-ukraine-offensive-2022-23.pdf (접속 2026-10-13)
- Jamestown Foundation, Eurasia Daily Monitor 19/133, 발라클리야–쿠피얀스크 공세의 경과와 구조 분석 (2022-09-13). https://jamestown.org/ukrainian-balakliya-kupyansk-offensive-sequence-of-events-mechanics-and-consequences/ (접속 2026-10-13)
- FDD Long War Journal, 하르키우·헤르손 반격과 이후 전망 (2022-09-16). https://www.longwarjournal.org/archives/2022/09/ukraines-counteroffensives-in-kharkiv-and-kherson-and-the-road-ahead.php (접속 2026-10-13)
- AP(MPR News 게재), 러시아의 하르키우 일대 병력 철수 발표 보도 (2022-09-10). https://www.mprnews.org/story/2022/09/10/russia-announces-troop-pullback-from-ukraines-kharkiv-area (접속 2026-10-13)
- Axios, 하르키우 지역 추가 진격과 면적 주장 보도 (2022-09-11). https://www.axios.com/2022/09/11/ukraine-troops-advance-kharkiv (접속 2026-10-13)
- ISW, Russian Offensive Campaign Assessment 2022년 9월 9일·10일 (원문 403, 출처 4·7과 검색 요약으로 확인). https://www.criticalthreats.org/analysis/russian-offensive-campaign-assessment-september-9 , https://www.criticalthreats.org/analysis/russian-offensive-campaign-assessment-september-10 (접속 2026-10-13)
- Novaya Gazeta Europe, ISW의 쿠피얀스크 전역 통제 평가 요약 (2022-09-17). https://novayagazeta.eu/en/articles/2022/09/17/isw-ukraine-captures-all-of-kupiansk-news (접속 2026-10-13)
- Washington Post 분석(Stars and Stripes 게재), 이지움 철수 때 남겨진 러시아군 장비 (2022-09-14). https://stripes.com/theaters/europe/2022-09-14/russia-surrender-izyum-tanks-7329753.html (접속 2026-10-13)
- Wikipedia, "2022 Kharkiv counteroffensive" (날짜 교차 확인용). https://en.wikipedia.org/wiki/2022_Kharkiv_counteroffensive (접속 2026-10-13)
- Wikimedia Commons, 쿠피얀스크-부즐로비 부근 오스킬강 사진 파일 페이지(CC BY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each,_Kupiansk-Vuzlovyi_(01).JPG (접속 2026-10-13)
- Wikimedia Commons, 쿠피얀스크-부즐로비 철도역 사진 파일 페이지(CC BY 4.0).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upiansk-Vuzlovyi_Train_Station_(01).JPG (접속 2026-10-13)